(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드라이버 니키타 마제핀(러시아)의 '아빠찬스'인가.

최고 모터스포츠 대회 포뮬러원(F1)이 올해 러시아 대회를 열지 않기로 했지만 러시아 드라이버는 참가할 수 있도록 해 레이싱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F1을 주최하는 세계자동차연맹(FIA)은 2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앞으로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대회를 열지 않고, 이들 나라 국적의 드라이버나 팀이 그 나라 국기·상징물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게 골자다.

FIA는 이런 제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권고에 따라 FIA 이사회가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FIA의 제재안에는 IOC의 중요한 권고 사항이 하나 빠져있다.

IOC는 각종 대회 주최 측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관계자의 국제대회 초청 또는 참가를 불허하라고 권고했는데 FIA의 제재안에는 이런 내용이 없다.

FIA는 대신 "러시아·벨라루스 드라이버와 관계자들은 중립적인 자격으로 'FIA 기'를 달고 참가한다. 이들은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정치적 중립을 준수해야 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결과적으로, FIA는 IOC의 의도와는 반대로 러시아·벨라루스 국적 선수의 레이싱 참가를 받아들인 셈이 됐다.

FIA는 서킷에서 열리는 F1뿐 아니라 공공도로에서 진행되는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등 수십 가지 대회를 주최한다.

그중 국제적으로 절대적인 인기를 누리는 F1에는 현재 러시아 팀이 없다.

이번 시즌에 나설 20명의 드라이버 중에서는 미국 국적 팀 하스의 1번 드라이버 니키타 마제핀, 한 명만 러시아인이다.

FIA의 이번 결정이 마제핀을 위한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니키타 마제핀의 아버지 드미트리 마제핀은 러시아 굴지의 화학회사 우랄켐 1대 주주이자 대표이사다.

드미트리 마제핀은 우랄켐의 자회사 우랄칼리를 통해 하스에 거액의 후원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자 지난달 26일 올 시즌을 소화할 차량에서 우랄칼리 로고를 빼겠다고 발표해 박수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FIA의 제재안까지 놓고 보면 나흘 전 하스의 선택은 '결단'이 아닌 '정치적 줄타기'의 산물로 모인다.

니키타 마제핀은 F2 등 아래 등급 대회에서 탄탄하게 경력을 쌓다가 2021시즌 F1에 데뷔, 21명의 드라이버 중 꼴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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