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한국 여자 배드민턴 에이스 안세영(20)이 세계 랭킹 1위 야마구치 아카네(25·일본)를 상대로 29년 만의 '한국 선수 세계개인선수권 여자단식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안세영은 27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경기장에서 열리는 2022 세계개인선수권대회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야마구치와 통산 13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안세영의 준결승전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리는 종목별 4강전 10경기 중 가장 마지막 순서여서 오후 8시께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세영이 야마구치에 승리하면 1993년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방수현 이후 29년 만에 여자단식 결승에 오르는 한국 선수가 탄생하게 된다.

한국과 일본의 여자 배드민턴 최강자로 불리는 세계 3위 안세영과 세계 1위 야마구치는 '숙명의 라이벌'로 통한다.

안세영은 고등학교 1학년 때인 2019년 10월 프랑스오픈 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처음 만난 야마구치를 2-0으로 꺾고 결승에 오른 뒤 국제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광주에서 열린 코리아 마스터즈 준결승에서도 다시 만나 2-0으로 완파하며 야마구치 천적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2020년에는 야마구치가 안세영에게 반격을 가했다.

그해 1월 태국 마스터즈 결승에서는 야마구치가 2-0으로 승리했고, 2월 배드민턴 아시아 챔피언십 결승에서도 야마구치가 2-1로 이겼다.

지난해에는 두 선수가 총 6차례나 맞대결을 펼쳐 안세영이 두 번 이겼고, 야마구치가 네 번을 승리했다.

특히 지난해 세계개인선수권에선 8강전에서 야마구치가 안세영을 2-1로 꺾은 뒤 준결승과 결승전을 거쳐 우승까지 차지했다.

안세영과 야마구치는 올해 3월 전영오픈과 5월 세계단체선수권에서 두 차례 맞붙어 1승 1패로 팽팽했다.

전영오픈 결승에선 야마구치가 2-0으로 완승했고, 세계단체선수권에서 안세영이 2-1로 역전승을 이뤘다.

통산 전적 7승 5패로 야마구치가 근소하게 안세영에게 앞선 가운데 치러질 이번 13번째 대결의 승패는 체력에서 갈릴 전망이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서 64강전을 치르지 않고 곧바로 32강에 진출해 비교적 세계 랭킹이 낮은 선수들을 상대하며 체력을 아꼈다.

32강전과 16강전의 총 경기 시간이 69분에 불과할 정도로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8강전에서 3세트까지 가는 접전으로 1시간 10분 동안 적지 않은 체력을 소모했다.

사정은 야마구치도 마찬가지다.

야마구치는 8강전에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카롤리나 마린(29·스페인)과 명승부를 펼치면서 상당한 체력을 소모했다.

야마구치가 1·2세트를 모두 이겨 2-0으로 승리했지만, 마린의 거센 반격에 경기 시간이 무려 54분이나 소요됐다.

야마구치의 경기 시간이 안세영보다 더 짧았지만, 수비 위주의 플레이를 하는 안세영과 달리 강공 위주의 작전을 펼치는 야마구치가 상대적으로 많은 체력을 썼을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안세영의 발목 상태다.

안세영은 지난달 10일 말레이시아 마스터즈 대회에서 우승할 당시 발목을 다쳤다.

아직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은 상태서 이번 대회에 출전해 100%의 몸 상태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날 8강전에서도 안세영은 다친 발목이 불편한 듯 코트에서 여러 차례 넘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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