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그랑프리 역대 첫 100승 달성에 성공한 루이스 해밀턴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계속 싸우고 올라가야만 한다."

국제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원(F1) 무대에서 루이스 해밀턴(36·영국·메르세데스)은 '기록의 사나이'를 넘어 '살아있는 역사'가 됐다. 이제부터 F1 드라이버를 떠올리면 '슈마허'가 아닌 '해밀턴'이 먼저 떠올리게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해밀턴은 27일(한국 시간) 러시아 크라스노다르 크라이의 소치 아우토드롬(5.848㎞·53랩)에서 끝난 2021 러시아 그랑프리 결승에서 4번 그리드에서 출발하는 악재를 이겨내고 1시간 30분 41초 001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라이벌' 막스 페르스타펜(레드불)을 53초 271차로 따돌릴 만큼 월등한 레이스였다.

러시아 그랑프리 우승으로 해밀턴은 F1 입문 15년 만에 역대 처음으로 통산 100승 고지를 밟은 드라이버가 됐다.

해밀턴은 명실상부한 'F1 기록 제조기'다.

2013년 12월 슈마허가 가족 여행 도중 프랑스에서 스키를 타다 코스를 벗어나면서 바위에 머리를 부딪힌 뒤 혼수상태에 빠진 이후 F1 무대는 새로운 스타 탄생을 기다렸다.

해밀턴의 100차례 F1 그랑프리 시상식 장면

[AF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2007년 혜성같이 F1 무대에 등장한 해밀턴은 차곡차곡 승수를 따내며 슈마허의 기록을 깨기 시작했다.

2020년 10월 포르투갈 그랑프리에서 개인 통산 92승을 달성하며 미하엘 슈마허(52·독일)가 보유했던 최다 우승(91승) 기록을 넘어선 해밀턴은 그해 11월 터키 그랑프리 우승으로 통산 7번째 시즌 챔피언(2008년, 2014년, 2015년, 2017년, 2018년, 2019년, 2020년) 자리에 올라서며 또다시 슈마허(통산 7회 챔피언)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해밀턴은 지난 5월 스페인 그랑프리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270번째 그랑프리 출전에서 F1 역대 처음으로 개인 통산 100번째 폴포지션의 위업도 달성했다. 슈마허(독일·68회), 고(故) 아일톤 세나(브라질·65회)를 능가하는 대기록이었다.

해밀턴은 지난 8월 헝가리 그랑프리에서 폴포지션을 또 잡으면서 개인 통산 폴포지션 기록을 101회로 늘렸다.

특히 해밀턴은 이번 러시아 그랑프리 우승으로 이번 시즌 랭킹 포인트 246.5점을 쌓아 페르스타펜(244.5점)을 2점 차로 제치고 시즌 드라이버 랭킹 1위 자리를 되찾았다.

팀 스태프들과 통산 100승 달성의 기쁨을 나누는 루이스 해밀턴

[EPA=연합뉴스]

해밀턴이 이번 시즌 남은 7차례 그랑프리에서 페르스타펜을 따돌리고 챔피언에 오르면 슈마허를 따돌리고 역대 처음으로 8번째 시즌 챔피언을 차지하는 대역사를 창조하게 된다.

해밀턴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100승을 따냈다. 열정으로 뭉친 사람들과 함께 역사를 이뤄낸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기가 어렵다"라며 "우리는 계속 싸우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 우리는 우승할 수밖에 없는 챔피언이다"라고 기뻐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