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합뉴스) 하남직 이의진 기자 = 황선우(19·강원도청)는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마지막 날인 13일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을 느꼈다.

오전에는 수영 일반부 혼계영 400ｍ에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고도 동료의 부정 출발로 강원 선발이 실격해 5관왕 달성을 놓쳤다.

그러나 오후에는 최우수선수(MVP) 수상 소식을 들었다.

오전 경기의 아쉬움은 곧 환희로 바뀌었다.

'수영 천재' 황선우가 2년 연속 전국체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2년 연속 5관왕 달성은 아쉽게 실패했지만, MVP 트로피는 놓치지 않았다.

황선우는 13일에 한 MVP 기자단 투표에서 52표 중 44표를 얻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9세 이하부(고등부)로 축소해서 열린 지난해 5관왕에 오르며 MVP를 거머쥔 황선우는 실업팀에 입단한 첫해에도 전국체전을 가장 빛낸 별로 평가받았다.

황선우는 2007년과 2008년 MVP에 오른 '원조 마린보이' 박태환 이후 14년 만에 탄생한 '2년 연속 전국체전 MVP'로 기록된다.

박태환은 역대 최다인 MVP 5회 수상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황선우는 울산시티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회 MVP 기자회견에서 "오전에 혼계영에서 실격한 게 아쉽긴 하지만 이번 대회 4관왕에 이어 MVP까지 받아 영광이다. 좋은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고, 2년 연속 MVP도 수상해 정말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황선우는 자유형 100ｍ(47초78)와 200ｍ(1분44초67), 계영 400ｍ(3분15초39)와 800ｍ(7분15초00)에서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계영 400ｍ 결승에서는 강원도청 동료들과 3분15초39의 한국 신기록을 합작했다.

개인 종목 자유형 100ｍ와 200ｍ에서는 박태환이 작성했던 대회 기록을 갈아치웠다.

황선우는 "4종목의 기록 모두 만족스럽다. 자유형 100ｍ와 200ｍ 모두 내가 국내에서 치른 경기 중 가장 좋은 기록이 나왔다. 동료들과 함께 만든 계영 400ｍ 한국 신기록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박태환 선배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한 수영 선수"라며 "지금 많은 분이 수영하면 박태환 선배를 떠올리듯, 나중에 나도 '수영하면 황선우'라고 기억될 수 있게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황선우는 13일 열린 계영 800ｍ에서는 동료의 부정 출발로 강원 선발팀이 실격 판정을 받아 2년 연속 5관왕 달성에 실패했다.

실격 판정이 나오지 않았다면, 3분35초12로 한국 기록(3분35초26)도 경신할 수 있었다.

황선우는 "한국 기록을 놓친 게 아쉽다"고 말하면서도 "누구나 실수는 한다. 혼계영이 끝난 뒤 동료들 모두 서로 격려했다"고 팀원을 감쌌다.

이번 대회 내내 황선우는 압도적인 기량으로 물살을 갈랐고, 세계적인 수영 선수 황선우를 보고자 많은 팬이 울산문수실내수영장을 찾았다.

실력도 인기도 만점이었던 황선우는 울산에서 금메달 4개와 MVP 트로피를 수확했다.

황선우는 올해 6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ｍ에서 1분44초47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은메달을 따냈다.

롱코스(50ｍ) 세계선수권대회 경영 종목에서 한국 선수가 메달을 딴 건, 2011년 중국 상하이 대회 남자 자유형 400ｍ 금메달리스트 박태환 이후 11년 만이다.

전국체전을 휩쓴 황선우는 다시 세계 무대를 바라본다.

황선우는 "11월에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 12월 호주 멜버른에서 개최될 2022 FINA 쇼트코스(25ｍ)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며 "내년부터 정말 큰 대회가 많이 있다. 2023년에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이 있고, 2024년에는 파리 올림픽이 있다. 2년 동안 수영에만 전념해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고 밝혔다.

내년 전라남도에서 열리는 제104회 전국체전에서도 목표가 생겼다.

황선우는 "MVP 수상을 목표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고, 이를 달성했다"며 "아직 전국체전에서 3년 연속 MVP를 수상한 선수는 없다. 내년에도 MVP에 도전하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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